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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사진은 인류가 개발한 기술 중 가장 다정한 기능일지도 모른다,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by 컬쳐스무디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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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고 싶은 전시가 생겼다.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진행하는 필름 사진 전시인 <어노니머스 프로젝트>다. 4월 2일까지 진행하는터라, 마음이 급해진 나. 극강의 웨이팅이 있다는 주말의 그라운드시소 방문을 강행했다.


소장 각.. 이러면 표 못버리지 암..

다행히 내가 간 시간대인 2시 30분경에는
줄이 그리 길지 않았다.

(다 보고 나오니 어마어마한 줄을 발견 ㄷㄷ)

어렵지 않게 들어간 전시회.

입구에서 표를 주는데
특이하게 필름 사진을 입장권에 끼워준다.


이상하게 나는 다른 전시들보다
사진전을 특히나 좋아한다.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실제 모습을 순간의 찰나에 담아내 추억하는 것에
낭만을 느끼는 듯하다.

특히나 지금의 스마트폰 고화질 사진 대신
바랜 색감의 필름 사진이라니.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우리가 멈춰 섰던 순간들>은
디렉터 리 슐만이 수집한
80만 장 이상의 컬러 필름 컬렉션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전체적으로 친구, 가족, 연인의
일상을 담아낸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어

오히려 더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전시는 자유롭던 어린 시절,
가족들과의 일상,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반려견과의 행복한 순간

테마별로 구역을 나눠 사진을 배치했는데
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진다.


사람들은 광활한 광경을 목격하거나
어떤 순간을 맞이할 때
카메라 대신 눈에 담으라고들 하지만
이런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또 생각이 달라진다.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사진은 영원하니 말이다.


몇 번을 봐도 참 좋은 말이다.


제일 위층에 다다르면
수많은 인화 사진들로 공간을 가득 메운
공간이 나타난다.

별다른 오브제 없이
꾸밈없이 사진만으로 공간을 채운 것이
오히려 더 멋스럽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메모리카드 안에
사진을 담아두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사진을 찍고 인화하기까지의 시간을
기다리는 설렘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이런 감정 상태라면(?) 분명 무엇인가를 사고 말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굿즈샵을 그냥 지나치치 못한 나란 사람... 결국 엽서를 구매하고 말았다는🫠 감성 풍만한 전시를 찾는다면 추천하는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4월 2일까지 전시하니 놓치지 말고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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