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잔나비’ 감성. 같은 음악이라도 고요한 새벽에 들으면 더욱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가수가 바로 잔나비다. 내가 잔나비를 알았던 때는 꽤 오래전이다. 그때는 얼굴도 몰랐고 잔나비라는 그룹을 어렴풋이 알며 가끔 노래만 들었을 때다. 물론 그것도 새벽이다.
어느 순간 잔나비가 서서히 뜨고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하면서 그의 진가를 이제 알아주는 듯싶어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만 알았던 가수가 유명해지는 것이 괜히 아쉬웠던(?) 이 마음. 서정적인 가시와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전국의 INFJ와 INFP들의 마음을 울리는 잔나비의 노래 몇 곡을 추천해보려 한다.
1. SHE
"she 그 미소 위로 닻을 내리고
내 하루가 쉬어가고
she 어떨까요 그대 없는 나는
all of my life is you"
잔나비 노래 중 가장 간드러지는 노래. <SHE>.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한 일종의 세레나데라 할 만큼 감성적인 가사가 담겨있다. 나의 하루이자, 내 존재의 이유인 그녀. 애절하고 슬픈 가사에만 잘 어울릴 줄 알았던 최정훈의 목소리가 달달한 가사와 만나도 이렇게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데 평소에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했다면 괜찮다. 지금 바로 이 노래를 한 번 전달해보도록.
2.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
이제 그 얘기를 해주실래요
슬픈 표정 짓지 않아요
애써 웃으려도 하지 않을게"
이 곡은 이종석, 이나영 주연의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OST다. 처음 드라마 속에서 노래를 접했을 때 바로 잔나비라는 걸 눈치챘다. 멜로디와 가사가 드라마의 영상미와 너무나 잘 어울려서 이 노래만 나오면 더 드라마에 빠져들게 되던. 가끔 코인노래방에 가면 이 노래를 꼭 부른다. 왠지 모르게 마음 한 켠을 쓰라리게 만드는 가사가 돋보인다.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 이 노래로 인해 드라마가 정체성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아래 첨부한 영상을 감상해보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이해가 갈 것이다.
3. 하루
"그댄 왜 나를 사랑했나요
이렇게 나를 울게 하나요
사랑이 슬픈인 걸 그때 알았더라면
그대를 그냥 지나쳤을까"
<놀면 뭐하니?> ‘MSG 워너비’ 블라인드 오디션에 참가한 최정훈. 얼마나 음색이 유니크하면 유재석마저 바로 눈치채며 아쉽게 탈락을 했던 ㅠㅠ. 그가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불렀던 곡은 포지션의 <하루>.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포지션의 감성을 뛰어넘어서 개인적으로 소름이 끼쳤었음. 방송에서는 워낙 짧게 들려줘서 아쉬웠는데 유튜브를 통해 풀버전을 공개해서 유튜브뮤직으로 담아서 듣고 있다. 잔잔한 멜로디에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잠들기 전 듣기 딱이다.
4. 가을밤에 든 생각
"머나먼 별빛 저 별에서도
노랠 부르는 사랑 살겠지
밤이면 오손도손 그리운 것들 모아서
노랠 지어 부르겠지"
2020년 11월에 발매한 앨범 '소곡집'의 타이틀곡, <가을밤에 든 생각>이다. 이 앨범에 다른 곡을 추천할까 했었는데, 아무리 들어도 타이틀곡인 이유가 있다. 잔나비만의 감성이 잘 드러나는 곡으로, 배경 음악처럼 잔잔하게 깔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든 노래라고. 풍성한 악기 소리 대신 잔잔하게 읊조리는 최정훈의 보컬이 돋보인다. 말그대로 쓸쓸한 '가을밤'이 떠올려지는 곡이다.
5.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
추억할 그 밤 위에 갈피를 꽂고 선
남몰래 펼쳐보아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곡으로 잔나비를 알게 되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무척이나 유명해진 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다. 사실 이미 많이 알려져서 뺄까도 고민했지만, 나의 최애곡이니 뺄 수 없다. 사랑은 언제나 영원하지 않고, 그걸 알고 있지만 또 다시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사랑을 하는 우리. 이 단계가 두렵다면 사랑은 어찌 시작하겠는가. 잔나비가 알려주는 당연하지만 어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 또다시 사랑을 하길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6. 외딴섬 로맨틱
"이대로 이대로
더 길 잃어도 난 좋아
노를 저으면 그 소릴 난 들을래
쏟아지는 달빛에
오 살결을 그을리고
먼 옛날의 뱃사람을 닮아볼래"
최근 잔나비가 화려한 귀환을 했다. 세 번째 정규앨범 '환상의 나라: 지오르보 대장과 구닥다리 영웅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총 13곡이 담겨있는 이번 앨범 중 타이틀곡 <외딴섬 로맨틱>은 단연 최고. 아날로그적 감성이지만 정말 환상의 섬에 있는 듯한 판타지적인 편곡이 신비한 느낌을 준다. 청량감 가득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본다면 그야말로 황홀 그 자체. 마음이 공허한 새벽, 잔나비와 함께 로맨틱한 외딴섬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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