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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집콕러에게 보급이 시급한 '흡입력 높은 소설' 추천

by 컬쳐스무디 202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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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금요일이면 '불금'을 즐길 생각에 아침부터 눈이 번쩍번쩍 떠졌을 텐데. 그것도 이제는 다 옛말이다. '오늘은 어디 갈까?'가 아닌 '이번 주말엔 집에서 뭐하지?'가 되어버린 요즘. 인싸들도 아싸가 되어야만 하는 시기다. TV도 지루하고, 잠도 오지 않는다면 독서에 새로운 흥미를 붙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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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영 소질이 없다는 말을 벌써부터 꺼내진 말자. 나 역시 책을 가능한 한 많이 읽으려고는 하지만, 독서 취향은 확실한 편이다. 자기개발서보단 소설이 좋으며, 1시간이 1분처럼 흘러갈 정도로 높은 흡입력을 자랑하는 책을 찾는다. 오늘은 이번 주말도 코로나로 인해 집콕이 예정되어 있는 전국의 강제 집순이, 집돌이를 위해 흡입력 높은 소설들을 가져왔다. 

 

 


 

1. 아몬드 

 

이미지 출처 : 창비

 

제목부터 도통 감이 오지 않아 궁금증을 물씬 자극했던 책, <아몬드>. 워낙 주변에서 높은 호평을 받고 있는 소설이라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서점에 달려가서 책을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틀 만에 다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 돌려가면서 보라고 건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문체가 너무나 매력적인 소설이다. 

 

'감정 표현 불능증'. 쉽게 말해 선천적으로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불치병이다. 이는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은 문제가 원인이었는데, 주인공 '윤재'가 이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엄마와 할머니로부터 감정 표현에 관해 주입식 교육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한참 모자란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가면 큰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문제는 윤재의 열여섯 번째 생일에 일어났다. 불의의 사고로, 윤재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윤재는 세상에 혼자 남겨졌고, 그의 앞에 '도라', '심 박사', 그리고 '곤이'가 나타난다. 세상으로부터 문을 닫고 지내던 윤재는 이들로부터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공감 능력이 없는 윤재와 지나친 방어 기재의 곤이 사이의 관계성을 쫓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  

 


 

2. 종의 기원 

 

이미지 출처 : 은행나무

 

흡입력 있는 국내 소설을 이미 찾은 적 있다면, '정유정' 작가 소설은 최소 한 권쯤은 접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라인으로 이미 많은 국내 팬을 보유하고 있는 정유정 작가.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품을 꼽자면 바로 이 <종의 기원>이 아닐까 싶다. 

 

소설의 주인공 '유진'은 사고로 아버지와 형을 잃은 후, 정신과 의사인 이모가 처방해 준 정체불명의 약을 매일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먹으며 생활하고 있다. 약을 먹으면 비록 심신은 안정되지만, 감시받는 기분이 들었던 유진. 자유를 누리기 위해 약을 끊으면 간헐적 발작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몰래 외출을 하고 돌아오곤 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외출을 하고 돌아왔고, 집에와 정신을 차렸을 때 유진은 깜짝 놀란다. 자신의 몸이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던 것. 깜짝 놀라 거실로 뛰쳐나가니, 피투성이가 된 채 살해되어 있는 어머니의 시신을 마주하기에 이른다. 사건의 범인은 유진일까? 아니면 모든 것이 약의 부작용일까? 평범했던 청년이 살인자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 <종의 기원>. 이 책을 다 읽고 난다면, 한동안 가시지 않는 여운에 잠 못 이룰지도. 

 


 

3. 연애의 행방 

 

이미지 출처 : 소미미디어

 

추리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물을 꽤 좋아한 덕에 그의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의 책은 그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연애의 행방>은 우연히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고르다가 얼마나 추리물을 잘 쓰길래 유명한 걸까 궁금증에 읽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이 책은 추리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추천하는 건 미친듯한 흡입력과 몰입감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지옥철에서도 꺼내서 읽었음 ^^;;) 

 

온천 스키장으로 배경으로 스토리는 진행된다. 스키장에서 얽히고설키게 된 남녀들의 이야기를 챕터별로 나눠서 보여주는 구성이다. 처음에는 챕터별로 전혀 다른 등장인물이 나오길래 옴니버스인가 했지만, 결국에는 이것이 하나의 실타래처럼 이어지는 이야기인 것이다. 

 

몰입감은 대단했지만, 캐릭터들이 무척이나 고구마라 뒷목 잡을 수 있음주의. 남자 캐릭터들은 보는 내내 눈살이 찌푸려지는 성격의 소유자들이었고, 여성 캐릭터들은 엄청난 포용력과 넓은 아량을 가진 '보살' 캐릭터로 나온다는 ㅎㅎ. 읽으면 읽을수록 대환장이라 한숨이 푹푹 나오지만, 우리가 막장 스토리에 열광하는 것과 비슷하듯 결말이 궁금해 중독 수준으로 계속 읽게 된다. 

 


 

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미지 출처 : 허블

 

공상과학 소설. SF 영화라고 해도 해석을 찾아볼 판인데, SF 소설이라니. 단순히 공상과학이라는 장르가 어렵게 느껴지기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외면한다면 무척이나 후회스러운 일이 될 것. 2020년 이후 누적 판매 수가 무려 10만 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이 책의 첫 장을 얼른 펼쳐보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을 포함한 총 7편의 단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자 다른 이야기지만 미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 

 

SF 장르라 고도로 발달된 주인공이 등장하리라 예상되지만, 오히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도 큰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색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면, SF 공상과학 장르 소설에 입문해보길. 

 


 

5. 카피캣 

 

이미지 출처 : 토마토출판사

 

우린 가끔 너무 바쁘거나 힘들 때, 몸이 두 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만약 정말로, 이 세상에 나도 모르는 내가 또 존재한다면 어떨까? 그것도 버젓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나처럼 활동하고 있다면 말이다. 얼마나 오싹한 일인가. 소설, <카피캣>은 이 일에 시달리고 있는 주인공, '세라'에 관련된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은 두 명이다. '세라'와 '또 다른 세라'다. 무슨 말이냐고? 나도 모르는 사이 SNS 계정이 만들어지고, 사진과 글이 업로드되어 있고, 심지어 집에서 찍은 사진까지 업로드 완료. 도플갱어인지, 평행우주인지, 귀신인지, 스토커인지 생각할 새도 없이 사건은 점점 심각해진다. 

 

남편에게 불륜을 고백하는 편지나, 자신의 유서가 배송되기 시작하는 것. 분명 내가 아닌데, 필체까지 완벽하기에 스스로도 혼란이 오기 시작하는 세라. 전체적으로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내가 마치 세라가 된 것 같은 몰입이 가능하다.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며, 범인을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지 않는가. 최선을 다해 모른 척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눈 떠 +_+ ! 독서와 친하지 않다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부터 차츰 시작해보자. 흡입력이 높은 소설이면 금상첨화. 그러다 보면, 어느새 TV나 스마트폰은 멀리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읽은 책이 수북이 쌓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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