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울 수 있는 대표적인 메뉴가 초밥이다. 따끈한 밥 위에 두툼한 스시 한 점이 올라간 초밥 한 입이면 금세 행복해지기 마련. 다만 초밥을 배달시켜 먹을 경우, 맛이나 신선도가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도 요리하기 귀찮은 필자는 습관적으로 '쿠팡이츠'를 뒤적이다 평소 왕십리를 방문할 때마다 자주 찾았던 이 가게가 배달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바로 시켜보았다. 1초의 고민도 하지 않게 만든 가게의 정체,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스시도쿠>다.
<스시도쿠>
주소 :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광장로 8 지층 스시도쿠
시간 : 10:30 - 23:00 (배달 기준인 듯하다.)
문의 : 02-2281-3255
사실 우리 같은 배달족들에겐 매장 정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배달 어플에 뜬다는 것이 곧 매장 운영을 한다는 뜻이고, 배달이 된다는 뜻이며, 고로 이곳의 음식을 집에서 편안하게 맛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혹시 방문할 사람들을 위해 참고차 소개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무슨 메뉴를 먹을지 메뉴 탐방에 나섰다.
메뉴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스시특정식, 사시미정식, 테마스시정식, 단품요리 등 수많은 종류에 잠깐 홀릴 뻔(?) 했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가장 기본적인 스시정식 메뉴를 살펴보았다. 회의 종류와 개수에 따라 여러 가지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1.5 진심스시정식'과 '1.0진심스시'인 듯했다. '1.5 진심스시정식'은 15pcs의 초밥이었고 '1.0 진심스시'는 10pcs짜리 초밥세트였다. 5pcs의 차이로 엄청난 고민을 했지만 오늘은 '1.0 진심스시' 메뉴로 결정!
10pcs의 구성은 고부지메 광어, 곤부지메 연어, 계절생선, 아카미, 메카, 초새우, 유부, 초소라, 조미가리비, 장어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기에 단품요리도 추가해서 선택할 수 있었지만 가격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 콜라와 함께 카트에 담아 주문 완료. 약 30여분 후, 띵-동- 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려 나가 보니 초밥이 얌전히 현관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종이봉투에 포장되어 온 '1.0 진심스시정식' 세트. 예쁘게 열어보고 싶었지만 빨리 먹고 싶었기에 허겁지겁 메뉴들을 꺼내보았다.
먼저 초밥과 함께 같이 온 구성품을 열어보니 락교, 생강, 와사비, 간장, 타코와사비가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양도 넉넉하게 준 것 같아 기분이 한껏 올라갔다. 특히 타코와사비의 경우, 보통 다른 초밥집에서 기본적으로 준 것을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서 한번 더 찍어봤다. (타코와사비 처돌이는 그저 행복합니다).
참, 여기에 우동국물도 함께 들어있다. 흐르지 않고 먹기 편하도록 통에 담아 랩에 포장된 채 왔다. 사진 찍느라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뜨끈뜨끈해서 손가락이 데일 정도. 간장 역시 너무나 귀여운 물고기 통에 담겨 왔다. 가끔 소스를 뜯을 때 잘 안 뜯기기도 하고 뜯다가 소스가 튀기도 한 경우가 있는데 저렇게 빨간 뚜껑을 뽁! 하고 열면 간장을 쉽게 부을 수 있다.
이제 가장 중요한 메인 메뉴를 볼 차례.
14,900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음식을 꺼내보았다.
짜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빼곡히 담겨 모습을 드러낸 스시정식 세트! 회 크기도 두툼하고 밥 양도 많아 밥이 삐죽삐죽 튀어나온다.
좋은 건 한번 더 찍는 거 당연하잖아요? 사진이고 뭐고 바로 먹어보고 싶었지만 조금 더 가까이 찰칵. 사실 장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요청사항에 장어 빼고 다른 걸로 대체해달라고 쓰려고 했는데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급하게 결제한다고 쓰는 걸 까먹었다. (이렇게 말하면 다른 구성으로 대체도 가능하다고 한다).
두께를 보여주기 위해 회 한 점을 집어 들었다. 회의 두께는 이 정도다. 종잇장처럼 얇고 조그맣게 나오는 집들도 있던데 매장에서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서 좋았다. 장어부터 시작해 허겁지겁 먹다 보니 어느새 반이 순삭. 너무 사진 안 찍고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한 컷 찍었다. 두께도 두께지만 회의 크기 역시 이렇게 커서 마치 김밥처럼 돌돌 말아먹어야 한다.
이제 여기서 하이라이트가 나온다. 윤기가 좔좔 흐르면서 부드러움이 일품인 연어 초밥이다. 왜 이것이 하이라이트냐면 아래 사진을 보면 감이 올 것이다.
와우. 다른 초밥과 겹쳐 있어서 몰랐지 이 길이감을 보시라. 포장 용기의 가로길이와 맞먹을 만큼 기다란 연어회가 의기양양하게 모습을 드러낸 것. 심지어 그동안 매장에서 먹었던 것보다 더 긴 길이감을 자랑하는 것 같았다. 아무리 젓가락으로 말아도 끝이 없는 영롱한 자태. 한 입 가득 넣으니 연어 특유의 부드러움이 입 안을 감싼다. 연어 초밥을 마무리로 다 먹었을 때 결심했다. 다음번에는 연어 초밥으로만 구성된 세트를 먹어보겠노라.
주문을 할 때까지만 해도 10 pcs 짜리 하나로 배가 찰까 긴가민가 했던 건 사실이다. 늘 누군가와 매장을 가서 나눠먹었던 기억밖에 없어서 그 양이 감이 오지 않아서 15pcs 짜리와 고민했지만 성인 여성이라면 10pcs 짜리를 먹어도 두툼한 회와 넉넉한 밥 양으로 충분히 배가 찰 것이다. 집에서 먹는 왕십리 <스시도쿠> 초밥 세트. 오늘도 만족스러운 배달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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