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타칭 '넷플릭스 처돌이'인 내가 작품을 고를 때의 기준은 흡입력이다. 한 순간도 딴짓을 허용하지 않도록 만드는 드라마를 선호하기에 자연스럽게 스릴러 장르를 섭렵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긴장감 없는 가족이나 성장 관련 드라마는 딱히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렇기에 <별나도 괜찮아>는 나에게 말그대로 '별난' 리스트인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보기 좋겠다는 생각에 틀었지만, 어느새 새로운 시즌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나를 발견. 넷플릭스 마니아들에게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숨은 띵작'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었고, 마침내 R=VD가 효과가 있었는지 넷플릭스가 얼마 전 마지막 에피소드인 시즌 4를 공개했다. 물론 하루 만에 정주행 완료 (●'◡'●)! 오늘은 한 편, 한 편 보기 아까울 정도로 결말까지 완벽했던 <별나도 괜찮아>를 리뷰해보려고 한다.
"등장인물"
1. 주인공 '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10대 소년.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좋아하는 것은 펭귄.
그에게 모든 일은 기승전펭귄이다.
가끔 이기적으로 보일 지 몰라도
친구나 가족에 대한 애정은 펭귄 못지 않다.
2. 여동생 '케이시'
단연코 이 드라마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이자
'샘'의 여동생이다.
쿨한 매력의 소유자이지만
생각보다 여리고 상처도 잘 받는
츤데레 오브 츤데레 스타일.
'샘'과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누군가 '샘'을 괴롭힌다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든다.
3. 엄마 '엘사'와 아빠 '더그'
하루라도 무사히 넘어가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 둘의 소원이다.
'샘'에 대한 애착과
누구보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의욕과다 엄마 '엘사'.
친구처럼 편하다가도
가끔은 엄한 아버지로 변신.
그러다 가끔은 가슴 찡한 가장의 모습으로
이 시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더그'.
이 두사람 때문에
딸과 아들이 곤란해진 적도 있지만
누구보다 좋은 부모님인 건 확실하다.
"<별나도 괜찮아> 줄거리"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18세 학생 '샘'과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가족 힐링 드라마다.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던 '샘'이
상담 선생님을 짝사랑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애에 전혀 관심이 없던
육상부 '케이시'에게는 뜻하지 않게
한 남자가 다가오게 되고.
엄마 '엘사'는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고 만다.
이렇게 이들은 읽히고설키게 되고
갈등과 해결이 반복되면서
성장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라 말잇못..★)
관전 포인트 1 : '샘'의 성장
성장 드라마답게 주인공 '샘'의
내면적인 성장을 보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가 아닐까.
시즌1에서 고등학생 '샘'은
주변의 소음이 신경쓰여
시종일관 커다란 헤드폰을 장착하고 있고,
늘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과 행동으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조차
불안하게 만들었다.
무슨 행동을 저지를지 예상불가라
시한폭탄 같다고나 할까?
그런 '샘'이 어느덧 대학생이 되고,
부모로부터 독립도 하고
좋아하는 펭귄을 보기 위해
남극으로 떠나기로 결심을 한 건
어찌보면 대단한 성장이다.
하고싶은 말은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직설적으로 내뱉는 것과
화가 나면 어두운 옷장이나
욕조 안에 들어가는 행동은 여전했지만 ㅎㅎ
우리가 몰랐던 사이
그는 친구를 위로할 줄도,
동생에게 자신이
제일 아끼던 옷을 건낼 줄도,
여자친구에게 누구보다 달콤한 말을
속삭일 줄도 알게 된다.
4개의 시즌을 거치는 사이
이러한 '샘'의 변화에
절로 엄마미소 장착 :)
관전 포인트 2 : 가족의 성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
가족에게 도통 속얘기를 하지 않는 딸,
바람 피우는 엄마
한숨부터 푹푹 나오는
이들의 가족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ㅋㅋ
엄마와 딸은 매번 싸우고,
결국 아빠는 엄마가
바람을 피우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그 와중 '샘'은 그러거나 말거나~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던 이들.
노답 패밀리였던 이들은
끝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다.
겉으론 표현하지 않아도
이 모든 것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성장한 건 '샘' 뿐만이 아니었다.
비로소 진짜 원하는 길을 찾게 된 '케이시',
아들에 대한 집착이 자신의 문제였음을 깨닫고
문제를 정면돌파한 '엘사',
늘 기계처럼 일만 하고 달려왔던 자신에게
비로소 브레이크를 주게 된 '더그'까지.
처음에는 어느 캐릭터 하나도
정상적인 성격이 없는 듯 했지만,
알고보니 이보다
더 인간적인 사람들은 없다고 깨달음 ㅎㅎ
관전 포인트 3 : 시청자의 성장
<별나도 괜찮아>를 통해
성장한 사람은 또 있다.
이 드라마를 다 본 시청자들이다.
나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내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진짜 행복한 길을 어떤 것인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
어쩌면 이들이 드라마 속에서 겪었던 문제들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매 에피소드마다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기에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고,
결국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이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는 모습에
나까지 벅차올랐던 ㅠ_ㅠ
완벽하지 않으면 뭐 어때! 누구보다 인간미 넘치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지독하게 스며들어 한동안 헤어나오기 힘들었다. 보내주기 싫지만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 시즌 4를 끝으로 막을 내린 <별나도 괜찮아>. 에피소드 당 러닝타임은 30분 남짓. 한 시즌당 10개 정도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 순식간에 정주행 할 수 있을 것. 완벽하지 않아서 더 좋았던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에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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