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했다. <쇼미더머니> 말이다. 시즌도 어느새 무려 10이다. '올해는 재미없을 것 같다', '뻔하지 뭐', '안 볼래'라고 생각하면서도 첫방이 시작되면 나도 모르게 방송을 틀게 되다. ^^;;
매 시즌마다 비슷한 심사위원과 포맷들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유는 항상 몇 명의 래퍼들이 날 굉장히 소름 돋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 <쇼미더머니10> 역시 그런 래퍼들이 등장해서 함께 공유해보려 한다. (뽑은 기준은 당연히 주.관.주.의 ㅎㅎ)
1. 비오
아직 2화밖에 방영하지 않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나를 쇼킹하게 만들었던 래퍼, '비오'다. 틀어놓긴 했지만, 귀로 듣고 눈은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었는데, 비오가 랩을 시작하자마자 하던 동작을 멈추고 티비에 시선 고정. 짧은 크롭컷에 순박한 눈웃음을 지으며 등장한 그. 1차 예선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누군지 더 궁금했는데.
1차 때 그를 심사한 송민호가 이미 극찬 of 극찬을 했다고 해서 더 궁금함 ㄷㄷ. <고등래퍼3>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는 큰 이목을 끌지 못하고 탈락했던 참가자로 나이는 올해 22살. 긴장 + 컨디션 난조라고 하더니 비트 나오자 싱잉랩을 기가 막히게 함. 음색이 진짜 미쳤다 ㅜㅜ. 심사위원 ALL PASS에 눈웃음으로 마무리까지. 완벽♥ 쇼미9에 원슈타인이 있다면, 쇼미10에는 비오가 있다.
2. 쿤타
염따 프로듀서와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인 래퍼 '쿤타'. 그 역시 이번 쇼미10에 도전장을 던졌다. 1화에서 염따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나길래 뭔가 했더니, 그리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음 ㅋㅋ. 염따는 쿤타가 조금만 더 진지한 자세로 임해주길 원했지만, 쿤타 성격 자체가 가만히 있질 못하고 장난기가 많아 자꾸 염따를 화나게 함.
어쨌거나 처음에 자꾸 촐랑거리는 모습을 보여줘서 나도 짜증이 잔뜩 나던 차에 시작된 60초 비트 랩. '어후 자꾸 저렇게 행동하니 떨어지겠네.' 싶었는데 비트 시작하자마자 충격 0_0. 진짜 무슨 신들린 듯한 표정과 함께 미친 실력을 마구 뽐낸다. 방금까지 가벼운 말만 툭툭 던지던 사람 맞나 싶어서 더 극적으로 다가옴 ㄷㄷ. 누군가 이 영상을 보고 '과묵한 쿤타는 국힙원탑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는데 아주 딱이다 bb
3. 머드 더 스튜던트
이번 시즌 참가자를 통틀어서 '아티스트'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래퍼를 한 명 고르자면 '머드 더 스튜던트'가 아닐까 싶다. 처키 프린팅 티셔츠에, 더벅머리를 한 채 프리하게 예선장에 등장한 부산청년.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깔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신예 아티스트라고 한다. 소위 '힙합'이라고 생각하는 틀을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그냥 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보고 있자니 이때부터 범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특히 쇼미10 지원 영상은 메트로놈 비트에 맞춰 랩을 선보여 다른 지원자들을 신선한 충격에 몰아넣었다고. 그가 랩을 끝내자마자 심사위원이었던 송민호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박수를 쏟아내는 모습을 보고 소름. 천재인가, 또라이인가. 그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자.
4. 조광일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에선 크게 이슈 되는 래퍼들이 지원하지 않아서, '역대급 노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던 그때, 쇼미10에 누군가의 지원 소식이 들렸다. 방송 전부터 나락으로 가던 쇼미10을 구원한 이는 바로 '조광일'이다. 힙합에 조금이라도 관심에 있다면 그의 이름을 모를 리 없다. 아웃사이더보다 정교하고 빠른 속사포 랩으로 그의 대표곡인 <곡예사>는 조회 수 800만을 기록.
쇼미에 지원을 했다는 사실조차 쇼킹한데, 얼마 전 서로 디스랩을 펼친 '키츠요지' 역시 쇼미10에 지원을 한 상태라 더 이목이 집중됨 ㄷㄷ. 그의 랩 스타일 자체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스타일이라 지원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는데. 그렇게 시작된 1차 예선. 조광일은 사람들의 기대치를 훌쩍 넘긴 실력으로 당당하게 합격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2차 예선은 아직 보여주지 않아 굉장히 기대하는 중 (づ￣ 3￣)づ
5. 안병웅
안병웅 하고 싶은 거 다해! 시즌8부터 꾸준하게 참가해 독보적인 래핑 스타일로 항상 본선은 무난하게 진출했던 안병웅. 나 역시 안병웅을 무척이나 응원했던 팬 중 하나였는데. 안타까운 점은 자꾸만 가사를 실수해 아쉽게 탈락을 하고 마는 것. 지난 시즌 역시 그렇게 떨어졌고, 이번에 다시 한번 이를 갈고 도전했다.
다만 엄청난 양의 가사지를 본 코드 쿤스트 심사위원은 걱정을 내비쳤다. 무리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가사 실수를 할까 봐 조마조마했을 듯 ㅜㅜ. 그러나 60초를 가득 채우는 래핑을 완벽하게 해낸 안병웅. 60초도 모자라 거의 2분을 채우면서 심사위원 ALL PASS를 당당하게 받았다. 얼마나 연습을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을지 느껴져서 더 응원하게 되던. 랩 가사도 굉장히 잘 쓰는 편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래퍼다.
물론 이 다섯 명 외에도 훌륭한 래퍼가 많이 출연했다. 산이, 베이식, 던밀스, 소코도모, 언오피셜보이 등 이번에도 실력자들이 대거 참가해 도저히 우승자 가늠을 못하겠는 상황. 다만 조그만 바람이 있다면, 이미 유명한 래퍼보단 잘 알려져 있지 않다가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난 래퍼가 우승 서사를 완성하면 좋겠다는 점? 이렇게 쇼미10을 안 볼 것이라던 나는 다음 주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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